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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사전] '북창동식 술집'이 도대체 뭐길래
북창동은 원스톱시스템
적은 비용 최대효과
기사입력  2007/05/17 [12:59]   김영수 객원기자
 
◇ 북창동, 밤 문화 이끌어 온 주류
최근 대기업 회장의 보복폭행논란이 일면서 북창동이라는 단어가 호사가들의 입담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른바 북창동시스템은 우리나라 유흥문화를 이끌어 온(?) 밤 문화의 원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쯤되면 ‘도대체 북창동시스템이 뭐길래?’하는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북창동시스템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원스톱시스템이라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접대문화가 밤에 이뤄지는 것이 태반이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친교도 ‘술’이 매개가 되어야만 안심이 되는 것도 여전하다.

그런데 접대하는 쪽-대부분 뭔가 목적을 갖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보니-에서는 단순히 술만 가지고는 뭔가 께름칙한 것도 사실이다. 이때 확실하게 쐐기를 박는 절차 중의 하나가 룸살롱이다. 북창동시스템은 룸살롱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분위기로 손님들을 접대한다. 1970년대 고도성장기, 비뚤어진 접대문화가 낳은 산물인데, 요즘 이 북창동시스템이 다시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이 북창동시스템이 이미 접대문화의 주류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 북창동시스템 2000년부터 강남에 둥지
북창동시스템의 대중화에 공헌(?)한 곳을 꼽으라면 단연 강남의 F다. 이 업소는 지난해 검찰로부터 성매매, 세금탈루 등의 조사를 받기도 했는데, 그때 밝혀진 바에 의하면 하루 최고 매출이 수억대에 달하기도 했다. 이 정도면 단순한 ‘물장사’가 아니라 기업형이라는 얘기인데, 이는 또 이유가 있다.
▲ 이른바 북창동시스템의 꽃이라 불리워지는 '초이스' 장면     © 유통데일리


2000년대 초반 강남 선릉역 부근으로 진출한 F는 초기부터 북창동의 큰 손 3명이서 동업한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1990년대 후반 들면서 전성기를 구가하던 ‘원조 북창동’은 당국의 감시의 눈길과 노후건물, 수질관리 미흡 등으로 주당들이 서서히 떠나기 시작한 때였다.
 
또, 이미 서울 경제의 중심이 강북에서 강남으로 옮겨지면서, 강남에는 이른바 대형룸살롱들이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하여간 대부분 지하에 위치한 룸살롱과 달리 F는 대형빌딩을 통째로 사용했다. F는 당시만 해도 저렴한 가격, 수질 좋은 아가씨, 깔끔한 서비스, 층마다 테마가 다른 아가씨들이 포진하고 있다는 둥의 소문으로 주당들과 비즈니스맨들의 화제가 되곤 했다.

잘나가는 업소가 있으면 이를 모방하는 업소도 생기기 마련이어서, 이후 강남의 많은 1급 룸살롱들이 F를 따라하게 됐다. 여기에는 오랜 불경기도 한몫했는데, 3~4명이 룸살롱에 가게 되면 150만원은 기본으로 깨어지던 때에 새로 생긴 북창동시스템은 그 절반의 가격으로 즐길 수 있었던 것이 승승장구의 요인이었다. 또 기업접대비에 대한 세무당국의 감시감독이 강화되면서, 접대비를 예전처럼 쓸 수 없다보니 적은 비용으로 접대의 최대효과를 내는 것을 선호하는 비즈니스맨들이 애용했던 것도 한 원인이 됐다.
 
여기에 팁으로 먹고사는 업소아가씨인 이른바 ‘나가요’입장에서도 몇 시간이 될지 모르는 지루한 룸살롱스타일보다는 한 타임이 정해진 북창동시스템이 몸도 덜 피곤하고, 회전수에 따라서는 더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어서 선호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강남에서는 G, S, B, H 등 수십개의 업소가 성업 중인데 이중 최대 규모로 알려진 한 업소는 한때 보유 아가씨만 1000명에 달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 가격인하 등 과당경쟁으로 공멸 조짐
그러나 최근 북창동시스템은 또 다시 위기조짐을 보이고 있다. 난립한 업소들끼리 서로 주당을 유치하기 위해 가장 손쉬운 방법인 가격인하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북창동시스템이든 룸살동이든 과당경쟁은 업소의 공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회운동가 등의 입장에서는 은근슬쩍 성매매 등을 알선하는 창구이기도 한 이런 업소들이 문을 닫는 것은 환영할 일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이를 어쩌랴.
 
접대할 일은 많고, 뭔가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으려면 폭탄주 서너잔이 돌아야하는 우리사회의 관행이 없어지지 않는 한 어떤 형태든 젊은 여성이 주당들의 비위를 맞추는 형태의 유흥문화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김영수 객원기자 kys@yutong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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